새우구이
삼일절을 하루 앞둔 이월의 마지막날 수영을 마치고 새우구이에 대한
미련이 남았던 탓에 지하에 있는 할인매장에서 새우 세팩을 샀다.전날
조개구이를 하고 깨끗히 씻어뒀는데(이게 일거리다) 이번은 방법을 좀
달리해야겠다.
그릴에 은박지를 깔고 굵은 소금을 가지런히 깔았다. 이 역시 굽는데 시
간이 오래걸리던데 다음번엔 가스렌지에다 해야겠다. 가스통 탓인지도
모르겠다.불 발이 약해서 수시로 흔들어줘야 좀 세어진다.
가지런히 줄지에 놓았다.한팩에 17마리 들었던데 이십여마리가 놓인다
싱싱한것이라 몆년 전 제부도에서 팔딱거리는 생새우를 소금구이해서
먹던 그 맛이야 비교가 안되겠지만 그럭 저럭 추억삼아 집에서 먹을 만
은 하다.하다보면 방법이 생기고 실력이 늘겠지 뭐!
소금위로 열기가 올라오는지 머리쪽부터 빨갛게 익어간다.가족들은 거
실에서 군침을 삼키며 기다리는데 전날 조개의 실패를 교훈삼아 수시로
보면서 익을때까지 기다렸다. 거참 오래도 걸린다.
한참의 시간이 흘렀을까? 이제 붉그스럼하게 익어간다.새우는 왜 허리
가 꼬부라졌을까? 사진을 그냥 올렸더니 좀 어둡게 보인다.
김이 모락 모락 나면서 거의 다 익어간다. 접시에 담아 주기가 바쁘게
잘 먹는다.요즘 식성들이 꽤 좋아져서 잘 안먹던 음식들에 취미가 생
겨간다. 작년부터 입에 익은게 과메기,조개구이,새우 등등...
얼마나 잘 먹는지 굽는게 너무 느린 느낌이 들 정도인데 뜨거운데도 후
다닥 까서 먹기에 보는 아빠의 마음이 흐뭇하다.번거롭지만 종종 이런
조촐한 파티를 열어야 겠다. 또 소주 한병을 게눈 감추듯이 마셨다.
몇번의 구이 끝에 마지막으로 남은걸 오려서 굽고 있는 중이다.남으리
라 여겼건만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부족한지 입맛만 다신다. 나는 몇마
리를 먹었나? 아마 5 마리가 넘지 않을 듯 하다. 새우의 역사를 다시금
써야 하는지 다음번에 어떤 방법으로 요리를 할까 고민에 들어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