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상들
속리산 산행(09년 10월 24(토요일)
서있는사람
2009. 10. 26. 21:16
토요일 새벽 5시가 조금 지나서 깨었지만 쌓인 피로가 몸을 일이키질 못하여 멍하게 시계만 바라본다.근 삼십분이 지나서야 간신히 일어나 산행장비를 챙기고 애들을 깨웠다.6시다. 밖엔 아직 어둠이 깔렸지만 옷을 챙기고 길을 나서니 벌써 7시다. 김밥을 사서 먹으면서 따뜻하게 끓여간 커피를 차 안에서 마시며 길을 떠났다.
출발한지 1시간 50분 가까이 걸려서 속리산 화서매표소에 도착하여 아름답게 물든 속리산을 올라간다.
애들은 처음이고 아내는 수십년만에 오는 길이다.나는 작년 이맘때도 왔으니 이 코스는 두 번째다. 쉬엄쉬엄 가는 길에 사진도 찍고 힘들어하는 애들곽 같이 쉬어가면서 가족애를 느끼게 한다. 아내도 좋아라 한다.
정상에 다다르니 빗방울이 떨어지고 바람이 얼마나 세게 부는지 정신을 못차리겠다.세찬 바람에 정상에 오르는 철재계단을 못오르는 이들도 있다. 바위 옆에 서서 세찬 바람을 피하는 이들도 부지기수다. 우리도 잠시 피했다가 잠시 잠잠해진 틈에 올라갔다.
금새 안개가 자욱하게 낀다. 불과 몇 초사이에 시야가 가려져버린다. 너무나 세게 부는 바람에 서있기가 힘들고 바위에 주저 앉아서 사진을 찍는다. 난간에 기대어 서기엔 너무 아찔한 두려움이 앞선다. 아래를 봐도 뿌연 운무에 보이질 않는다. 정말 바람이 세게 분다...
잠시 아래쪽이 개었다. 문장대 안내판을 보면서 사진을 잽싸게 찍는다. 찰나의 미학이라고 할까?
사진을 찍는데도 바람에 흔들려버린다. 좀 조용할 때가 없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