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엔 무더위로 산에는 잘 가지 않는데 수년전 휴가때 홀로떠난 산행에서 얼마나
더웠던지 쓰고 있던 모자에서 땀이 줄줄 흐를 정도로 더웠다. 너무 더워서 땀에 절은
옷 때문에 살이 쓸려서 따갑기도 하고 여간 고생길이 아니라 다음부턴 잘 가질 않는다.
기본적인 체력과 등산을 좋아하고 매일 운동을 하는지라 산에 오르면 곧잘 간다.전문
적인 산행이 아니라면 선두그룹에 항상 있는 편이다. 시원한 여름바람이 계곡을 타고
올라와 축축하던 옷을 말려준다. 쿨맥스 소재들이니 금방 마른다. 감기들라.
산 정상에서 조금 내려와 산 아래 빼곡하게 들어선 도심을 쳐다본다. 그림같이 그려진
수 많은 집들중에 발 뻗고 잘 만한 내 집이 몇채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네.
거의 하산을 다 한 지점에 '안일사'가 있다. 새로 지은지 수년이 지났는데 아직 페인트
칠을 하지 않았다. 목조건물이면 단청을 할텐데..콘크리트 건물도 하긴 한다.
커다랗게 지어놓았는데 등산객들의 쉼터가 없다. 그늘막과 마실 식수를 좀 갖춰주면
좋으련만 그냥 설렁하게만 보인다.
퍼질러 앉은 큰애 모습에서 등산코스의 난이도를 짐작케 한다. 책가방 둘러메고 학교만
다니는지라 서너시간의 산길이 꽤나 힘들었던 모양이다. 하산길이 돌계단이고 여기서
부턴 콘크리트 포장도로라서 내려가는게 아주 힘들다.경사가 상당한 편이다.
주차장으로 가면서 시원한 녹음과 매미의 울음소리에 여름을 만끽한다.점심무렵이 다
되어선지 배가 고프다기에 칼국수로 메뉴를 정했다. 둘째는 여전히 돈가스로 하고.
재잘대면서 장난치면서 힘든 거리를 잘 견디고 있다. 여전히 입담이 좋은 둘째가 너무
귀엽다. 응석부리고 할 나인데도 무서운 아빠탓에 잘 그러질 않는다.
길에 떨어져 골골하는 매미를 나무에 붙여두고 간지렀더니 '맴 맴~~~' 그런다. 곧 삶을
마감할 시점이 되었는지 엉금엉금 기어다니고 날지를 못한다. 잡고 장난치다가 도로로
떨어졌는데 뒤집어져서 일어나질 못하고 버둥거리다 만다. 뜨거운 아스팔트 열기에 가
만히 있다가 조만간 개미 밥이 될 모양이다.
직접 말매미를 잡아본건 처음이다. 한동안 집앞 플라타너스에서 질리리록 울어대던데
이젠 어디로 갔는지 우리 동네가 조용하다. 장갑에 붙여서 징그러워 하면서도 자세히
들여다 본다. 실물을 만져보는게 힘들다. 우리적엔 잡아서 장난감으로 갖고 놀았는데
이젠 만화속 얘기가 되어간다.
긴 산행. 그리 높지도 않은 산이지만 전날 내린 비 때문에 산길이 미끄러워 애를 먹었다.
고생이 참 많았다 얘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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