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시내로 나가 국밥집으로 갔다.직원들이 십여명 갔기에 조그만 식당은 북적이고
계속 되는 주문에 분주하기만 하다.수십년을 바로 앞건물에 업무로 다니면서도 식성탓에
한 번도 들러질 않았는데 어떤가 싶어 먹어봤다. 식사평은 반세기가 되었다고는 하는 집
인데 뭐 그리 대단한 맛은 아니다.
돼지 수육은 괜찮은 맛인데(비개가 좀 많다) 국밥은 별로다.시내 중심가에 위치하면서도
장사가 오랫동안 잘 안되는 골목인지라 간단하게 국밥 먹으러 온 사람들은 많은데 입들이
그리 까탈스럽지는 않았던 모양이다.좋아하는 이들은 뭐 괜찮을까?
옛날 분식점 규모의 크기다.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어 맛들은 별반 차이가 있을까 싶
은데 한번씩 가서 먹어봐야 겠다. 지하철 타면 두 코스 밖에 안되는 거리니 금방이다.
차려진 메뉴를 찍고 싶었으나 거부감을 가진 이들이 많아서 다음 기회로 미뤘다.
점심때가 되니 사람들이 복작 거리고 앞 건물의 성인텍에 출근하는 노인들로 활기가
차다. 하얗게 아래위로 차려입는 노인들이 꽤 많다.일명 백구두 스타일!!!헐헐@@@
추가 수육을 주문할때 마다 나오는 고기의 질이 다르다. 왜 그럴까? 보통 맛있는 부위는
처음에 내주고 다음부턴 좀 다른 부위를 주던데 이 집도 그렇다. 몰랐던 사실들이다.
나중에 나온 건 비계덩어리 우웩 못먹겠다....남겼다.한 접시 가까이!
식당 바로 뒤가 경상감영(옛 중앙공원) 이다. 담장도 허물고 무료로 개방을 해두니 주변
사무실에서 점심 식사 후 쉬러 나온 청춘들이 많이 있다. 괜찮은 그늘진 자리는 보이듯이
노인들이 자릴 잡고 있으니 무료한 나날의 시간때우기를 하는가 보다.
한가한 시간을 보내다가 콜라텍이 문을 열면 주머니가 괜찮은 노인들은 그리로 출근을
한다. 나이가 들어도 남녀간의 만남은 좋은 모양이다. 무슨 영화도 있을 정도니!
여름엔 시원하게 드러누워 한 숨 푹 자고 싶은 유혹이 생긴다.매미의 자장가를 들으면서
늘어진 개팔자 마냥 한 시간만의 여유로움이 있다면 어떨까? 김밥들고 먹으면서 잠깐의
휴식을 취하는 일도 괜찮으리라. 인근에 지인이 없을까? 업무상 관련있는 이들은 빼고
눈을 치켜뜨고 한번 찾아볼까? 이봐요, 점심 같이 먹을 사람 누구 없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