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런히 줄지어 선 보리밭 이랑이 왠지 쓸쓸하게만 느껴진다.이젠 쉽게 볼 풍경이 점점
아니란게 슬퍼지고 그나마 언제까지 전원적인 풍경을 볼까 하는 애잔한 마음이 앞선다.
점점 천대받다시피하는 농업과 외면시 받는 보리의 존재감이 까칠하게만 다가오기에 더
그런 마음이 생기는지도 모른다.
한여름 오뉴월에 보리타작을 할라치면 여간 고역이 아니다.우선 벨때부터 보리 그 까칠한
까끄러기가 사람을 미치게 한다. 뜨거운 열기가 확확 올라오는 논,밭에 쪼그려 앉아(예전)
낫으로 베다보면 온 몸이 벌겋게 베이고 생채기 투성이가 된다. 목 언저리 수건도 제대로
딱지도 못하게 까끌까끌하다.
비오듯 쏟아지는 땀으로 흥건히 젖어 진이 다 빠져야 베기가 마무리 된다.수십명이 하루
종일 막걸리에 의지하여 고단함을 가까스로 달래며 마무릴 하면 그 다음엔 묶어서 탈곡을
해야하고 가마니나 자루에 담아서 집으로 운반을 해야한다.
요즘은 컴바인이 있어서 쉽게 수확을 하지만 비용으로 따지면 그냥 노는게 더 좋지 않을까
싶다.어쩌다 보리밥을 하면 애들은 숟가락이 호공을 맴돈다.참기름과 각종 채소류로 비빔밤
을 만들면 좀 먹을까? 수년 전 유행하던 보리밥집에 데리고 가도 별로 안 먹는다.세대차이!
고향을 다녀오면서 보리밭을 보면서 그 시절의 애환을 그려본다. 여러분은 보리밭의 추억이
없으신가?
2007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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