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간 골치아픈 일이 있어 분주하게 처리하러 여기 저기 돌아다니는 중이다.

거리엔 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고 강 둔치엔 코스모스와 억새가 어우러져 바람에

이리저리 몸을 내 맡기는 풍경이 차창너머로 보인다.

 

며칠전부터 식당에서 디저트로 단감을 준다. 바빠서인지 통째로 주는데 깍아

먹으니 달콤함이 베어나는게 가을이 주는 풍성함을 음미하게 해준다.

 

경북 청도는 가로수를 감나무로 심었었는데 길을 가다가 따가는 이들도 있고

잘 익은 홍시를 한두개 먹을수도 있었다.경산에서 청도로 들어가다보면 나즈

막한 재가 있는데 이를 넘어가면 길가에 탐스럽게 익은 감들을 쉬이 본다.

 

노랗게 여문 감을 서널한 곳에 몇달두면 잘 익은 홍시로 바뀌게 되는데 추운

겨울날 따듯한 방안에서 먹는 맛이 일품이다.예전에 처가에 작은 감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매년 감을 정성스레 따 모았다가 사위라고 장모님께서 챙겨

주셨는데 한 겨울에 그 맛을 느낄 수 가 있어 좋았다.

 

지금은 감나무도 죽은지 오래되었고 장모님도 돌아가신지 수년이 된지라

그 맛은 입안에서만 맴돌뿐이다. 며칠전 둘째가 홍시를 사달라고 하여 길

가 노점에서 홍시 몇개를 사서 먹었더니 한동안 잊었던 그 맛을 찾았다.

 

빨갛게 익어서 몰랑 몰랑한 홍시를 살짝 얼렸다가 먹어도 그 맛이 잎품인데

청도에서 상품화를 수년전 하였는데 가격이 좀 비싼듯하다. 이벤트도 열고

하던데 지금은 잠잠한게 어찌 되었는지 모르겠다.

 

어릴적 외갓집에 커다란 감나무가 몇그루 있어 돌담으로 기어오르다가 담을

무너뜨리기도 하고 커다란 대나무로 휘 휘 흔들어 따곤 했다.너무 익으면

땅바닥에 떨어지면서 툭 터져버려 제대로 먹지도 못했는데 이제는 이러한

일들이 다 추억으로만 되어간다.

 

가을이 깊어가는 지금 감을 보면서 옛날을 회상하여본다.감! 홍시.곶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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